고객이 진짜 원하는것...정말 어렵습니까?
가히 살인적 폭염의 연속입니다.
땅끝 해남...가까운 해수욕장.
찬 빙과류나 얼음덩이를 끼고 있다보니...겉은 덥고 속은 냉해지는
체질 불균형에 불편함과 허기가 함께 엄습해옵니다.
"따뜻한 닭죽...착한가격으로 5분내 배달" 팻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긴가민가하다가 주문했습니다.
진짜 5분도 안돼...도착합니다.
배달하신 분. 컨셉이 아주 특이합니다. 비료포데로 만든 어설픈 갑옷에
모형 창을 들고 관운장처럼 비장한 표정입니다...가져온 압력밥솥에서 걸죽한 닭죽을
담아내주고는...무릎자세로 고쳐 앉더니...
"비운 그릇이 식기전에 다시돌아오겠습니다."라며 손목에 시원한 물수건을 '턱' 걸쳐주며, "닭죽과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라고는 휘리릭 자리를 뜹니다.
당근 맛좋은(해남 닭요리는 원래 일품) 닭죽과 한바탕 웃음으로 더위와 허기를 잊었습니다.
상가는 한참 떨어져있는데...어디에서 이 착한가격에 제대로 삶은 닭죽을
번개배달과 함께 뇌리에 박히는 이색 퍼포먼스까지
그리고 푹푹찌는 여름날...덥고 걸죽한 음식을 파는 역발상과
흐르는 땀을 닦아줄 씨원한 물수건까지 챙겨주는 센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 그것을 철저하게 따르고 정확히 예측하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편익을 주는 것...마케팅의 기본이자 고도의 전략... 모두가
그 닭죽에 고스란히 배여있음에...역시 해답은 현장이며 고객에게 있음을 절감합니다.
걸어서 3분거리쯤에 있는 냉과일과 냉쥬스 간판을 내건
젊은네들...요란한 도우미 멘트와 음악을 날리더니...한켠에서 담배만 피워물고 있네요...
현자는 들으면 알고...똑똑한 사람은 보면 알고
멍청한 사람은 당해봐야 압니다.